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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반의 역할

제어반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관계자가 수동기동장치를 누르거나 또는 감지기 교차회로에서 인식한 화재 신호를 수신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신호를 받아 음향경보장치를 작동시키고 일정 시간 동안 지연시간을 가진 후 소화약제의 방출을 개시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소화약제 방출을 위해서 기동용 가스용기의 솔레노이드에 신호를 주어 기동용 가스용기를 개방시킨다. 결국 제어반은 방호구역에서 송출된 신호를 받아 소화약제 저장용기를 개방하는 역할을 한다.

 

법령에서 규정하는 제어반 설치장소

가. 화재안전기준에서 말하는 제어반 설치장소

① 제어반은 화재로부터 영향을 받는 곳이 아니어야 한다. 인접 구역의 화재 그리고 당해 시설의 화재로부터 영향을 받을 만한 장소에 설치하면 안된다는 의미이다.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므로 방화문 등으로 다른 곳과 구획된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

② 진동과 충격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만한 장소에도 설치하면 안된다. 작동시 진동이 발생하여 직접적으로 실내가 흔들리는 곳에는 설치하면 안된다. 오작동을 일으킬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③ 또한, 주변에 부식성 가스가 체류하여 제어반에 악영향을 줄만한 곳에는 설치하면 안된다. 공장의 부식성 가스가 발생하거나 체류하는 곳의 환경 일부에 노출시켜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④ 제어반의 설치 장소는 제어반이 관계자들의 눈에 항상 보이고 필요하면 바로 조치가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 제어반의 설치 의미는 화재 발생에 대한 빠른 인식과 즉각적인 조치를 목적으로 하므로 관계자의 상시적인 시각반경 및 행동반경에 있어야 한다.

 

나. 화재의 영향이 없는 곳

제어반은 화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어야 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다른 곳과 방호구역으로 구획된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제어반이 설치되는 장소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공장이나 건물 내부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렇다면 방호구역 내에 제어반을 설치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방호구역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재빠르게 가스계 소화약제를 방출시켜서 화재를 진압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곳이다. 달리 말하면 소화설비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구역이다. 전산과 관련된 기계 및 통신설비 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수계설비인 물로 소화하기에 곤란한 중요 설비들을 전기 전도성이 없는 가스계 소화약제를 통해 보호하는 것이다. 결국 방호구역은 화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역이다. 그렇다면 방호구역 내에는 화재안전기준의 의미에 따라 제어반을 설치하면 안된다.

 

다. 통제실과 방재실

공장에 메인 컨트롤 시스템은 통제실 또는 주조정실에 설치된다. 고층 건물의 테러, 보안, 소화시설의 운영과 관리를 위한 시스템은 방재실에 설치된다. 이곳은 공장 또는 건물 전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시스템들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다. 24시간 근무자가 상주하면서 시스템의 고장 유무와 설비 등의 오작동 여부를 감시한다.

이곳은 전기장치가 주를 이루는 설비들과 물에 민감한 장비들이 설치되는 곳이라 스프링클러설비나 물분무 소화설비를 설치할 수 없다. 그래서 300㎡가 넘으면 물분무등 소화설비 중에 가스계 소화설비를 설치한다. 방재실 및 통제실 또는 주조종실 등은 화재로부터 당연히 보호해야 하는 곳이다. 다른 구역과도 방호구역으로 구획하고 출입자가 엄격히 제한되며 시스템이 잘 보호되어야 하는 곳이다. 화재 발생에 따른 시스템 보호를 위해 가스계 소화설비를 설치한 곳이니 이곳에 제어반을 설치해도 되는가의 문제가 도래한다.

 

라. 모듈러 방식의 채택과 제어반의 설치위치

화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장소를 규정하다 보니 방호구역 내부에서 설치해서는 안되고 통제실이나 방재실에도 설치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제어반 설치를 위한 별도의 방화구획으로 구획된 장소가 필요해 졌다. 사실 이렇게 설치하는 경우는 없다. 제어반은 상시 관리감독이 가능하고 직접적인 조치가 가능해야 하므로 대부분 방재실이나 통제실 또는 종합상황실 등에 설치한다. 그리고 별도의 메인 컨드톨 시스템 기능이 없는 곳에서는 해당 방호구역에 직접적으로 설치하기도 한다.

만약 모듈러 방식을 채택한 곳이라면 제어반을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가? 당연히 소화약제의 저장용기가 있는 곳 또는 해당 방호구역 내부일 것이다. 화재시 방호구역에서 즉시 대피해야 할 상황이라면 방호구역 외부의 복도나 통로에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제어반을 복도나 통로에 설치하면 관리감독 측면에서 불편하고, 불특정 다수인에 의한 오동작 우려가 존재한다.

 

 

화재안전기준의  변화 필요

가. 제어반 설치위치의 확대 및 구체화

그러므로 제어반은 모듈러 방식을 채택한 경우에는 방호구역 내부에 설치가 가능도록 언급해 주어야 한다. 소화약제 저장용기의 집합기능을 위해 저장용기실이 설치된 경우에는 저장용기실 내부에도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정해 주어야 한다.

또한 공장을 전체적으로 운영하는 제어실이나 통제실 또는 주조정실이 있는 곳에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건물의 방재실이 있는 곳에도 제어반의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정해 주어야 한다. 막연하게 화재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라는 용어는 알아듣기 쉬운 말이기는 하지만, 곱씹어보면 애매한 상황이 많아지므로 명쾌한 안내가 필요할 것이다.

 

나. 가스계 소화설비의 공통 설치기준 마련

각 가스계 소화설비가 도입된 경로가 달라서 각각의 화재안전기준으로 설치되다 보니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설치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스계 소화설비를 설치하고 운영함에 있어 감지장치, 선택밸브, 전원, 비상전원, 제어반, 화재표시반, 지연장치, 음향경보장치 등 공통적인 설치 기준과 지켜야 할 사항을 묶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