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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 손해배상[서울중앙지법 2016. 6. 3., 선고, 2011가합97466, 2015가합24121, 판결 : 항소]

 

목차

판시사항

판결요지

참조조문

전문

 

 

(1) 판시사항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거주하다가 집중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토사, 빗물 등에 매몰되어 사망한 甲의 부모 등이 서울특별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서초구의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 담당공무원 등은 산사태 발생 당시 즉시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우면산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대피를 지시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서초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서초구의 과실과 경합하여 甲이 사망에 이르게 된 점 등에 비추어, 서초구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를 50%로 제한한 사례

 

 

(2) 판결요지

서울특별시 서초구(이하 ‘서초구’라 한다)에 거주하다가 집중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토사, 빗물 등에 매몰되어 사망한 甲의 부모 등이 서울특별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서울특별시가 대한민국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방사업 시행 등 구 사방사업법(2011. 7. 14. 법률 제10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사방사업법’이라 한다)상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2012. 2. 22. 법률 제113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난관리법’이라 한다)상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방지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산림청 등의 지시·명령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고, 서초구가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구 재난관리법상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방지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산림청 등의 지시·명령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나, 서초구는 구 재난관리법상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재난에 대응할 조직의 구성 및 정비, 재난의 예측과 정비전달체계의 구축 등에 관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 점, 산사태 발생 당시 우면산 일부가 대한민국 산하 산림청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급한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이하 ‘산사태관리시스템’이라 한다)상 산사태위험 1급지로 분류되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서초구의 산사태관리시스템 담당공무원 등은 산사태 발생 당시 즉시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우면산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지역방송이나 통반조직을 이용하는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대피를 지시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서초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서초구의 과실과 경합하여 甲이 사망에 이르게 된 점 등에 비추어, 서초구가 배상할 손해배상의 범위를 50%로 제한한 사례.

 

 

(3) 참조조문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구 사방사업법(2011. 7. 14. 법률 제10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제3조제5조제7조의3 제1항구 사방사업법 시행령(2011. 12. 30. 대통령령 제23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제4조의2 [별표 1], 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2012. 2. 22. 법률 제113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호 (가)목제26조 제1항(현행 제25조의2 제1항 참조), 제6항(현행 제25조의2 제5항 참조), 제27조 제1항제38조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2011. 10. 26. 대통령령 제232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현행 제31조 제1항 참조), 제33조 제1항(현행 제32조 제1항 참조),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제2조민법 제396조제750조제763조

(4) 전문

【원 고】【피 고】

서울특별시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종원 외 1인)

【변론종결】

2016. 5. 13.

【주 문】

1. 피고 서울특별시 서초구는 원고 1, 원고 2에게 각 70,135,971원, 원고 3에게 2,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7. 27.부터 2016. 6. 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한 청구 및 피고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서울특별시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이에 생긴 부분의 1/4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서울특별시 서초구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1, 원고 2에게 각 96,390,359원, 원고 3에게 2,5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7. 27.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1) 원고 1, 원고 2는 우면산 산사태로 사망한 망 소외인의 부모이고, 원고 3은 망 소외인의 친형이다.
2) 피고 서울특별시(이하 ‘피고 서울시’라고 한다)와 피고 서울특별시 서초구(이하 ‘피고 서초구’라 한다)는 우면산 중 일부 구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나.  우면산의 현황
1) 우면산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방배동, 우면동 등 일대에 위치한 높이 293m의 산으로서, 북쪽 산비탈로는 남부순환로가 동서 방향으로 지나가고 남부순환도로와 인접하여 서초동, 방배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와 주택 단지가 있으며, 서쪽에는 전원마을, 선바위 마을 등의 주택 단지가, 동쪽에는 우면동, 양재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와 주택 단지가, 남쪽에는 형촌마을, 송동마을 등의 주택 단지와 농업시설이 각 자리하고 있다.
2) 우면산 남쪽 기슭에는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이 위치하고 있고, 우면산 정상에는 공군기지가 위치하고 있으며, 우면산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터널이 설치되어 있고, 우면산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관통하는 터널이 현재 공사 중에 있다.
 
다.  우면산 산사태
1)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2010. 9. 21.부터 2010. 9. 23. 사이 우면산 일대에 집중호우가 내려 우면산에서 산사태(면적 42,000㎡, 이하 ‘2010년 산사태’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별지 1 도면과 같이 덕우암 계곡, 유점사 계곡 유역에서 토석류(물과 비교적 높은 농도로 섞인 암석, 자갈, 모래, 흙의 혼합물이 경사면을 따라 빠르게 흐르는 현상)가 형성되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신동아 아파트와 덕우암으로 흘러들어 갔다.
2) 한편 2011. 7. 26. 16:20경부터 다음 날까지 서울 관악구, 서초구, 강남구 일대에 시간당 최대 112.5mm(남현관측소 기준)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이로 인하여 2011. 7. 27. 07:40경부터 08:40경까지 1시간 동안 별지 2 기재와 같이 우면산 내 13개 지구(면적 합계 690,000㎡)에서 약 150회의 산사태가 발생하여 31개 유역에서 토석류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산사태’라 한다).
3)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하여 16명이 사망하고 51명이 부상을 입었고, 주택 11세대가 파손되었는데, 그중 1세대는 전파되었다.
 
라.  이 사건 사망 사고
망 소외인은 전원마을2 유역(별지 3 참조)인 서울 서초구 (주소 생략) 소재 주택의 반지하방(이하 ‘이 사건 사고 장소’라 한다)에 있었는데, 2011. 7. 27. 07:40경부터 08:00경 사이에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하여 밀려 내려온 토사, 빗물 등에 매몰되어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망 사고’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26 내지 29, 31, 39, 49, 52 내지 58, 63, 119, 120호증, 을가 제1, 2, 6, 7, 8,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의 아래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망 소외인이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가.  피고 서울시에 대하여
1) 사방사업법 관련 주장
대한민국으로부터 위임받아 우면산에 대하여 사방사업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피고 서울시는 황폐지 실태에 대한 조사(법 제3조의3), 사방지의 지정·협의·지정고시 및 변경고시(법 제4조), 사방사업계획의 접수·검토, 사방지의 지정·고시, 협의 및 조건의 부과(법 제6조), 사방시설의 관리(법 제15조), 사방지의 지정해제 및 해제고시(법 제20조) 등 사방사업법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는데, 피고 서울시가 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고 산사태 예방·복구·산지보전 등 산지사방사업과 야계사방사업만 제대로 시행하였더라면 30개 유역 및 150여 군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 사건 산사태를 상당한 정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2)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관련 주장
피고 서울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재난관리법’이라 한다) 제26조(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의 재난예방조치, 특정관리대상시설 등 지정·관리 및 정비, 재난예방조치를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비를 확보하여야 할 의무, 안전관리체계 및 안전관리규정을 정비·보완하여야 할 의무), 제27조(특정관리대상시설 등의 관리 등, 특정관리대상시설 등으로부터 재난 발생의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한 장기·단기 계획의 수립·시행, 특정관리대상시설 등에 대한 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특정관리대상시설 등에 관한 보고 등), 제32조(특정관리대상시설 등의 지정 등), 제34조(재난발생의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한 장기·단기 계획의 수립·시행) 등 재난관리법상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는데, 피고 서울시가 위 법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었을 것이다.
3)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의 지시·명령 위반 관련 주장
피고 서울시는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이 지시·명령한 수많은 공문 내용 중 사방사업법령 내지 재난관리법령에 관한 것을 형식적으로 이행하거나 태만히 이행함으로써 거의 그대로 방치하여 결국 이 사건 산사태에 따른 토석류의 영향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가중시켰다.
 
나.  피고 서초구에 대하여
1)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관련 주장
피고 서초구는 이 사건 산사태 유역에 대하여 이 사건 산사태 발생 이전까지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이하 ‘급경사지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업무, 즉 제2장 붕괴위험지역의 지정 및 관리[제5조(급경사지에 대한 안전점검), 제6조(붕괴위험지역의 조사·지정 등), 제8조(붕괴위험지역의 계측관리 등), 제9조(주민대피 관리기준의 제정·운영), 제10조(붕괴위험지역에서의 행위 협의), 제11조(위험표지의 설치)], 제5장 응급대책 및 응급부담[제17조(재해예방을 위한 긴급안전조치 등), 제18조(대피명령 등)],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재해위험도평가 등), 제4조(상시계측관리), 제9조(붕괴위험지역에서의 응급조치) 등에 규정된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급경사지가 있던 전원마을2 유역에서도 발생한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지 못하였다.
2) 재난관리법 관련 주장
피고 서초구는 재난관리법상의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위 법 제26조(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의 재난예방조치, 특정관리대상시설 등 지정·관리 및 정비, 재난예방조치를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비를 확보하여야 할 의무, 안전관리체계 및 안전관리규정을 정비·보완하여야 할 의무), 제27조(특정관리대상시설 등의 관리 등, 특정관리대상시설 등으로부터 재난 발생의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한 장기·단기 계획의 수립·시행, 특정관리대상시설 등에 대한 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특정관리대상시설 등에 관한 보고 등), 제32조(특정관리대상시설 등의 지정 등), 제34조(재난발생의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한 장기·단기 계획의 수립·시행) 등 재난관리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했음에도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지 못하였다.
3)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의 지시·명령 위반 관련 주장
피고 서초구는 피고 서울시로부터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이 지시·명령한 수많은 공문 내용 중 급경사지법·재난관리법에 관한 것 이외에도 우기·집중호우·태풍 등에 대비하여 배수로·집수정을 정비·확장할 의무, 사면붕괴·벌목 등에 의한 폐사목을 산사태 위험지로부터 제거·정리할 의무 등을 형식적으로 이행하거나 태만히 이행함으로써 거의 그대로 방치하여 결국 이 사건 산사태에 따른 토석류의 영향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가중시켰다.
4) 산사태 경보 발령, 주민대피조치 관련 주장
피고 서초구는 이 사건 산사태 발생 당일 산림청으로부터 산사태 경고 메시지를 받았음에도 원고들을 포함한 우면산 일대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산사태 경보·주의보를 발령하거나 주민을 대피시키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 법리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법령에 위반하여’라고 함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일차적으로 그 위험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관련 법령에서 정하여진 대로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와 같은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는 때라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하는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다95666 판결 참조).
 
나.  피고 서울시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사방사업법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우선 관련 규정을 보건대, 사방사업이라 함은 황폐지를 복구하거나 산지의 붕괴, 토석·나무 등의 유출 또는 모래의 날림 등을 방지 또는 예방하기 위하여 공작물을 설치하거나 식물을 파종·식재하는 사업 또는 이에 부수되는 경관의 조성이나 수원의 함양을 위한 사업을 말하는데(법 제2조 제2호), 사방사업 중 산지사방사업에는 산사태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산사태예방사업,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을 복구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산사태복구사업, 산지의 붕괴·침식 또는 토석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산지보전사업, 자연적·인위적인 원인으로 훼손된 산지를 복원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산지복원사업이 있고, 야계사방사업에는 계류의 유속을 줄이고 침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계류보전사업, 자연적·인위적인 원인으로 훼손된 계류를 복원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계류복원사업, 계류의 물매를 완화시켜 침식을 방지하고 상류에서 내려오는 토석·나무 등을 차단하며 수원함양을 위하여 계류를 횡단하여 소규모 댐을 설치하는 사방댐 설치사업이 있다(법 제3조).
사방사업은 국가의 사업이나(법 제5조 제1항),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장이 시행할 수 있는데(법 제5조 제2항), 구 사방사업법 시행령(2011. 12. 30. 대통령령 제23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는 산림청 소관 국유림인 사방지의 경우에는 지방산림청장이 위 사업을 하고, 그 외 사방지의 경우에는 시·도지사가 사방사업을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도지사가 사방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때에는 구 사방사업법(2011. 7. 14. 법률 제10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사방사업법’이라 한다) 제7조의3 제1항에 따라 미리 기본계획과 사방사업의 필요성·적합성·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타당성 여부를 평가(이하 ‘타당성평가’라 한다)하여야 한다. 다만 산사태 등 자연재해를 복구하기 위하여 사방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타당성평가를 아니할 수 있다. 평가의 기준 등은 구 사방사업법 시행령 제4조의2 및 [별표 1]과 같다(별지 4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 장소를 포함한 전원마을2 유역이 2010년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아니어서, 구 사방사업법 제7조의3 제1항 단서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 서울시로서는 타당성평가를 하여 그 필요성이 인정될 때 산사태 예방사업 등 사방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을 하여야 할 것인데, 구 사방사업법 시행령 제4조의2 및 [별표 1]에서 정한 사방사업 시행의 필요성에 대한 평가기준을 충족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설령 피고 서울시가 전원마을2 유역을 산사태 예방사업 등 사방사업을 시행할 사방지로 지정·관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 서울시가 사방사업법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재난관리법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우선, 지방자치단체인 피고 서울시는 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2012. 2. 22. 법률 제113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난관리법’이라 한다)에 따라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제3조 제5호 (가)목] 호우 등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높거나 재난예방을 위하여 계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를 특정관리대상시설 및 지역으로 지정·관리 및 정비하는 등 재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제26조 제1항).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특정관리대상시설 및 지역을 지정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법 제27조 제1항).
그런데 특정관리대상시설 등의 지정 기준·절차·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데(법 제26조 제6항), 구 재난관리법 시행령(2011. 10. 26. 대통령령 제232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난관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3조 제1항은 재난관리책임기관이 지방자치단체인 경우 소방방재청장이 특정관리대상시설 및 지역의 지정·관리 등에 관한 지침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원마을2 유역을 포함한 우면산 일대가 소방방재청장이 수립한 ‘특정관리대상시설 등의 지정지침’의 세부지정기준에서 정한 특정관리대상시설 및 지역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피고 서울시가 우면산 일대를 구 재난관리법상의 특정관리대상시설 내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한편 구 재난관리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은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특정관리대상시설 및 지역을 지정하기 위하여 소관 시설의 현황을 매년 정기 또는 수시로 조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재난관리법 제26조 제1항은 재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재난에 대응할 조직의 구성 및 정비, 재난의 예측과 정보전달체계의 구축, 재난 발생에 대비한 교육·훈련과 재난관리예방에 관한 홍보,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분야에 대한 안전관리체계의 구축 및 안전관리규정의 제정, 제35조에 따른 물자 및 자재의 비축, 재난방지시설의 정비와 장비 및 인력의 지정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서울시가 우면산 일대에 대하여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 서울시는 2010년 산사태 이전부터 산림 내 위험지역에 대해 등급을 나누어 산사태 및 수해 예방을 위하여 자치구와 합동으로 또는 자치구별로 낙석 여부, 누수 상태, 배수시설 상태, 절개지 사면의 위험 수목 제거 여부 등을 점검하고 낙석방지망 설치 등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구 재난관리법 제24조에 따라 매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 왔다.
② 피고 서울시는 피고 서초구와 합동으로 산림청의 복구계획에 따라 2011. 4.경까지 복구설계를 완료하고 2011. 4. 29.부터 2010년도 산사태 발생지역에 대한 복구공사를 실시하였는바, 2011. 7. 7. 당시 우면산 일대의 2010년 산사태 복구 공사 공정률은 70%로, 2011. 7. 29.까지 복구공사를 완료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③ 피고 서울시는 2010년 산사태 발생 이후 기존의 사후복구 수준을 넘어 산림유역의 종합적인 정비 차원으로 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산림청에 용역비를 요청하여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2011. 5. 25. 남산, 우면산, 대모산을 중심으로 한 산림유역관리사업 시행계획을 서초구청장 등에게 통보하였다. 위 계획에 따르면 2011년 사업 타당성평가 및 설계를 마치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해당 자치구(우면산에 대해서는 피고 서초구)와 연계하여 사방댐 조성공사를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1억 2,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2011. 6. 9.부터 2011. 7. 8.까지 산림유역관리사업 타당성평가 용역을 실시하였다. 또한 피고 서초구는 구 자연재해대책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2010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용역을 시행하였다.
④ 2010년 산사태는 우면산 북쪽 기슭의 2개 유역에서 토석류가 발생하여 아파트 등에 흘러 들어가 차량 1대가 매몰되는 등 4억 원여의 재산피해를 낸 것에 그친 것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아니한 점, 그로부터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하기까지 1년이 되지 아니하는 기간 동안 피고 서초구가 관할구역 내 모든 재난 발생 위험지를 예측하여 이를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정비·관리한다는 것은 조직적, 재정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추가적인 산사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산사태 발생지역에 대한 복구작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 서울시가 2010년 산사태 또는 이 사건 산사태 발생 이전에 위 ①, ②, ③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이외에 우면산 일대에 대하여 특별히 산사태의 위험이 매우 높은 곳으로서 긴급히 산사태 예방 내지 대책이 수립·시행되어야 할 대상지로 구체적으로 인식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다.
⑤ 설령 피고 서울시가 2010년 산사태로 인하여 그와 같은 위험을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산사태 예방 내지 방지 대책은 전문가들의 그 원인과 발생 가능성, 수단 등에 관한 분석·검토가 필요하고 막대한 예산이 지출되며 대규모 공사로 이를 완공하고 행정절차를 거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되는바, 2010년 산사태가 발생한 2010. 9.경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1. 7.경까지 피고들이 그와 같은 예방 내지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⑥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산사태는 단시간 내 기록적인 강우를 기록한 집중호우와 우면산 일대의 지질학적 특성으로 인하여 발생한 자연재해로서, 피고 서울시가 이 사건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도 산사태 발생을 방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 우면산 정상으로부터 약 2km 거리에 위치한 서초관측소와 남현관측소의 관측결과에 따르면, 우면산 일대를 포함한 서울 관악구, 서초구, 강남구 일대에 이 사건 산사태 발생일 전날인 2011. 7. 26. 16:20부터 2011. 7. 27. 16:20경까지 364.5mm 내지 424.5mm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그중 1/4에 이르는 85.5mm 내지 112.5mm가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한 시간대로 추정되는 2011. 7. 27. 07:40경부터 08:40경까지 1시간 동안 내렸고, 2011. 7. 27. 07:30경부터 08:40경까지 70분 동안 10분당 강우량이 10.5mm 내지 24mm에 이르러 초단기 집중호우가 계속되었다. 그런데 우면산 정상 고도는 위 각 관측소의 고도보다 210m 내지 250m 정도 더 높은바, 고도가 높을수록 온도가 낮아져 공기가 함유할 수 있는 수증기량이 적어지게 되어 더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게 되므로, 우면산 정상 부분은 위 각 관측소에서 관측된 강우량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 관악관측소 레이더 자료 분석결과 이 사건 산사태 발생 당시 관악산에서 우면산을 잇는 지역인 북북서방향으로 습설이 형성되었는바(습설은 대략 폭 10km, 길이 50km 정도로 형성되는 길쭉한 띠 모양의 습기를 머금은 비구름으로, 두 기단이 마주본 상태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게 되면 그 사이에 골짜기가 형성되고, 다른 비구름들이 그 골짜기를 계속 지나가게 되면서 골짜기 부분에 아주 두꺼운 구름층이 형성되어 강우가 집중되게 된다), 이러한 습설현상으로 인해 우면산에는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 2014. 3.자 우면산 산사태 원인 추가·보완 조사 최종보고서는 이 사건 산사태 발생 당시 지속시간별 최대강우량에 대한 빈도가 최하 5년인 것으로 분석하였으나(서초관측소 5년 내지 20년, 남현관측소 7년 내지 120년), 이는 우면산 정상으로부터 11.7km 거리에 있는 서울관측소의 강우 통계 자료를 토대로 분석된 것인 점, 레이더영상 분석결과 2011년 호우 무렵 우면산 정상에 호우의 핵이 위치하였으므로 그 무렵 우면산 정상의 강우량은 서초관측소 강우량의 1.5배 이상이었을 것으로 분석된 점, 한편 2011년 산사태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 12시간, 6시간, 1시간의 각 강우빈도는 서초관측소의 경우 20년, 남현관측소의 경우 100년 내지 120년으로 분석되었던 점 등으로 보아 위 분석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오히려 기존에 위와 같이 무려 70분 동안 10분당 강우량이 10mm를 초과하는 초단기 집중호우가 계속되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우면산 일대는 지질학적 특성상 인근 지역에 비해 산사태 및 토석류 발생 위험도가 높고, 특히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한 유역은 그 지질위험도를 Ⅰ등급부터 Ⅴ등급으로 구분할 때 대부분의 지역이 Ⅲ등급(보통 불안정)으로, 일부 지역이 Ⅱ등급(심한 불안정)인 것으로 분석되었는바, 그와 같은 지질 특성을 지닌 우면산 일대에 위와 같이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림으로써 토양이 흡수할 수 있는 포화상태를 넘어서면서 땅 위를 흐르던 빗물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사면의 흙을 파내고 계곡을 깎아내려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⑦ 피고 서울시는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1. 6. 29.부터 2011. 7. 26.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산사태 주의보·경보의 발령권자인 서초구청장 등 산하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산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한 수해예방을 철저히 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하면서 주의보·경보 발령의 전산입력방법을 숙지하고 관내 기상상황에 따른 비상근무태세를 강화하며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할 것을 당부하였다.
3)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의 지시·명령 위반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서울시가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이 지시·명령한 수많은 공문 내용 중 사방사업법령 내지 재난관리법령에 관한 것을 형식적으로 이행하거나 태만히 이행함으로써 거의 그대로 방치하여 결국 이 사건 산사태에 따른 토석류의 영향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자체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법령이 적용되지 아니하거나, 피고 서울시가 이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에 대한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피고 서초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급경사지법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급경사지법에서 정한 ‘급경사지’란 ① 택지·도로·철도 및 공원시설 등에 부속된 지면으로부터 높이가 50미터 이상이고, 경사도가 34도 이상인 자연 비탈면, ② 지면으로부터 높이가 5미터 이상이고, 경사도가 34도 이상이며, 길이가 2미터 이상인 인공 비탈면(옹벽 및 축대 등을 포함) 또는 ③ 이와 접한 산지 등을 의미한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8호증의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장소가 위치한 전원마을2 유역 중 이 사건 산사태 발생부의 경사도는 11~45도이고, 평균경사도는 35.7도인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 전원마을2 유역 내 자연 비탈면 중 급경사지로서의 요건, 즉 ‘① 택지·도로·철도 및 공원시설 등에 부속되었고, ② 지면으로부터 높이가 50미터 이상이며, ③ 경사도가 34도 이상’일 것을 충족하는 비탈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설령 전원마을2 유역 내에 급경사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3. 나. 2) 나)항에서 기재한 것과 같은 이유로 피고 서초구가 급경사지법에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2) 재난관리법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3. 나. 2)항에서 기재한 것과 같은 사유로, 원고들의 피고 서초구에 대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산림청·소방방재청 등의 지시·명령 위반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서초구가 우기·집중호우·태풍 등에 대비하여 배수로·집수정을 정비·확장할 의무, 사면붕괴·벌목 등에 의한 폐사목을 산사태 위험지로부터 제거·정리해야 함에도 이를 형식적으로 이행하거나 태만히 이행함으로써 거의 그대로 방치하여 결국 이 사건 산사태에 따른 토석류의 영향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이 사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자체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위와 같은 지시·명령 위반의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들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산사태 경보 발령, 주민대피조치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서초구의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이하 ‘산사태관리시스템’이라 한다) 담당공무원 내지 재난관리 담당공무원으로서는 적어도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한 2011. 7. 27. 07:40경에는 우면산 일대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할 요건이 구비되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또한 그 산사태 발생의 현실적 가능성과 그로 인한 주민들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위험의 발생 가능성도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즉시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우면산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상황이 긴급한 만큼 지역방송이나 통반조직을 이용하는 등으로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대피를 지시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 서초구가 대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지정하여 산사태 경보를 하거나 대피를 지시하였다면 원고 2가 망 소외인과 함께 대피하였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피고 서초구의 위 과실과 이 사건 사망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① 피고 서초구는 구 재난관리법상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재난에 대응할 조직의 구성 및 정비, 재난의 예측과 정비전달체계의 구축 등에 관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구 재난관리법 제26조 제1항).
② 대한민국 산하 산림청은 2006년경부터 산사태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급하였다. 산사태관리시스템은 경사길이, 모암, 경사위치, 나무의 종류, 사면형태, 토심, 경사도를 고려하여 전국의 산지를 4단계의 위험등급별로 구분하여 표시한 산사태위험지 지도를 산림청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데, 이 사건 산사태 발생 당시 우면산 일부가 산사태관리시스템상 산사태위험 1급지로 분류되어 있었다. 또한 산사태관리시스템은 자동으로 기상청으로부터 실시간 기상정보를 전송받아 분석하고 그 결과 시 강우량, 일 강우량, 연속 강우량이 산림청의 산사태 주의보 및 경보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담당공무원에게 산사태 주의보·경보 예측정보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하고, 이를 전송받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실제 기상상황을 판단하여 상황전파 체계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구 재난관리법 제38조에 따라 산사태 주의보·경보를 발령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③ 산림청은 2008. 6.경 각 지방자치단체에 위 ②항 기재와 같은 산사태관리시스템의 사용법 및 산사태 주의보·경보 체계, 산사태 주의보·경보 발령 시 조치사항(관계공무원 및 임직원 비상근무체계 강화, 산사태위험지역 점검강화 및 주민대피 조치 포함) 등에 관한 자료를 전달하여 이를 준수할 것을 권고하였고, 2011. 4. 14. 각 지방자치단체에 산사태관리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여 주택·건물 주변 등의 산지를 집중조사하여 산사태위험이 있는 산지를 위험지역으로 추가 지정하여 관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2011. 5. 18. 각 지방자치단체 산림재해대책 관계관 회의를 실시하여 산사태관리시스템의 구축배경, 흐름도 및 사용법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산림청은 2011. 5. 31.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소속 담당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산사태 위기상황을 가정한 문자메시지 전송 및 예·경보 발령 등의 모의훈련’을 실시하여 산림청의 산사태위험 예측정보 전송(상황전파), 전국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구 재난관리법 제38조에 따른 산사태 주의보·경보 발령 및 발령정보의 시스템 등록(상황접수 및 예·경보정보 입력), 산사태 피해조사·응급복구 및 피해상황 보고(피해상황 보고) 등을 다루었는데, 위 모의훈련 당시 피고 서초구 소속 담당공무원은 훈련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그 후 위 모의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11. 6. 15. 실시된 추가 모의훈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④ 산림청은 2011. 6. 22.부터 2011. 7. 27.까지 서울시장을 포함한 각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 6차례에 걸쳐 공문을 통해 집중호우가 예상되니 산사태 예방대책을 철저히 추진하라면서 산사태관리시스템에 의한 산사태위험 주의보·경보를 발령하고 언론홍보, 문자메시지 통보, 마을 앰프 등의 방법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하며, 안전한 지역으로 주민대피를 유도하라고 지시하였다. 서울시장도 2011. 6. 29.부터 2011. 7. 26.까지 서초구청장 등 산하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5차례에 걸쳐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재해취약지역에 대해 사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비상근무태세를 강화하며, 산사태관리시스템에 의한 산사태 주의보·경보 발령(동 단위 주민들에게 전파)하였을 경우 발령, 해제 여부를 반드시 입력하라고 지시하였다.
⑤ 산림청은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하기 전날인 2011. 7. 26. 19:32과 20:24, 다음 날 02:31에 각 산사태관리시스템을 통해 위 시스템에 피고 서초구 소속 담당공무원으로 등록된 4명에게 ‘귀 관할구역은 산사태위험 대상지역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그중 1명은 위와 같이 3차례에 걸쳐 발송된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였으나, 나머지 1명은 2007. 6. 30.자로 퇴직한 사람이었고, 나머지 2명은 전화번호가 변경되었음에도 산사태관리시스템에 변경된 전화번호를 등록하지 아니하여 위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지 못하였다. 여기에 실제로 피고 서초구가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우면산 일대에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지 않았고, 반면 서울특별시 구로구, 금천구는 이 사건 산사태 무렵 산림청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이에 따라 산사태 경보 또는 주의보를 발령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 서초구는 산사태에 대비하여 산사태 주의보·경보를 발령하고 주민을 대피시키는 등의 대응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재난관리책임기관인 피고 서초구에게 2011. 7. 26.경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우면산 일대에 산사태 방지시설을 설치할 것까지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당시 기상상황 등을 고려하여 우면산 일대 주민들에게 조기에 산사태 주의보·경보를 발령하고 대피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여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⑦ 서초경찰서는 2011. 7. 27. 07:35경 우면산의 북쪽 기슭을 동서 방향으로 지나가는 남부순환로를 교통통제하면서 이를 피고 서초구에게 통보하였고 2011. 7. 27. 07:45경에는 남부순환로의 교통을 전면통제하였다. 또한 2011. 7. 27. 07:37경 전원마을에서 ‘방으로 물이 막 들어온다’는 119 신고가 있었고, 그와 같은 상황은 같은 날 07:40경부터 언론에 보도되었다. 2011. 7. 27. 새벽 잠시 소강 상태였던 호우는 01:10경부터 내리기 시작하였고 02:31경에는 산사태관리시스템의 문자메세지가 발송되었으며 07:30경부터 08:40경까지는 초단기 집중호우가 계속되었다. 이 사건 산사태는 2011. 7. 27. 07:40경부터 08:40경까지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4.  피고 서초구에 대한 책임의 제한
다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자연력과 가해자의 과실행위가 경합되어 발생된 경우 가해자의 배상범위는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손해발생에 대하여 자연력이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제한하여야 함이 상당할 것인데(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7994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2011년 호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국지성 집중호우였고, 이러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피고 서초구의 과실과 경합하여 망 소외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서초구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를 5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5.  피고 서초구에 대한 손해배상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아래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망 소외인, (생년월일 생략)생(사고발생일 2011. 7. 27., 사고 당시 1세 4개월 남짓), 남자
2) 소득: 보통인부의 도시일용노임, 가동일수는 월 22일
3) 가동기간: 군복무를 마칠 것으로 기대되는 21세가 되는 2031. 3. 15.부터 60세가 될 때까지
4) 생계비: 수입의 1/3
5) 일실수입: 아래 〈표〉 중 기간일실수입란 기재와 같다.
기간 초일기간 말일노임 단가일수월소득생계비m1호프만1m2호프만2m1-2적용 호프만기간 일실수입2031. 3. 15.2070. 3. 14.94,338222,075,4361/3703328.0501235163.5951468164.4550227,543,884
6) 계산: 113,771,942원(= 227,543,884원 × 피고 서초구의 책임비율 50%)
 
나.  장례비
1) 금액: 5,000,000원(인정 근거: 경험칙)
2) 계산: 2,500,000원(=5,000,000원 × 피고 서초구의 책임비율 50%)
 
다.  위자료
1) 참작 사유: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망인의 사망 경위와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2) 인정 금액
가) 망인: 16,000,000원
나) 원고 1, 원고 2: 각 4,000,000원
다) 원고 3: 2,000,000원
 
라.  상속관계
1) 상속대상금액: 132,271,942원(= 일실수입 113,771,942원 + 장례비 2,500,000원 + 위자료 16,000,000원)
2) 상속인: 원고 1, 원고 2
3) 계산
원고 1, 원고 2: 각 66,135,971원(= 132,271,942원 × 1/2)
 
마.  소결
따라서 피고 서초구는 원고 1, 원고 2에게 각 70,135,971원(= 66,135,971원 + 4,000,000원), 원고 3에게 2,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망 소외인이 사망한 2011. 7. 27.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6. 6. 3.까지는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서울시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의 피고 서초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한다.